칼럼‎ > ‎

2011.08.28

        처음 서울에 대학 원서 내러 올라 갔을 때 일입니다. 점촌 아가씨였던 저는 서울역에서 마중 나올 사촌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 사촌이
자꾸만 서울 역 몇 번 출구에서 만날지를 묻는 거였습니다. 점촌에서는 그냥 역전 앞에서 만나지, 몇 번 출구라는 것이 없었지요. 그래서 그냥
역전에서 만나면 될 것을 왜 몇 번 출구인지 묻나 의아했더랬습니다. 서울에 내려보니 정말 차도 많고 사람도 많은 것이, 역 앞이 거짓말 좀
보태면 전체 점촌 만했습니다. 패러다임 쉬프트 라는 것이 이런 거겠구나 싶었습니다. 좁은 제 경험과 인식만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 개념조차 가늠되지 않는 새로운 세계!
      믿지 않는 집안에서 3대째 기독교인인 시댁으로 시집와 느꼈던 것도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입원한 도련님을 보고 어머님은
웃으시며 ‘하나님이 또 무슨 좋은 일을 주시려고 그러시나’ 하신다던가, ‘어머님 오늘은 기분이 어떠세요’ 안부전화 드리면 ‘우리는 기분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니고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지’ 하시는 것들이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하지 않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을 지내고 보니, 믿음으로 사는 삶이란 보이지 않는 것들을 소망하고 믿으며 하나님께 내 삶을 끊임없이 빗대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 만나지 않았더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가늠할 수 없었을 그 깊은 세계 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만남과 헤어짐도 서운함이나 섭섭함으로 마침표 찍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를 만나게 해 주신 하나님의 특별하셨던 뜻을
신뢰합니다. 또한 따로이 길 떠나는 우리에게 맡겨주신 소명 있음을 믿습니다. 이 땅에 나그네로 살아갈 때에,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 우리 삶의 각 선교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선교 보고’ 하는 일이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 때로는 두렵고 막막했지만, 신기하고 놀라웠던 하나님의 그
아름다운 소식을 함께 나누는 저와 여러분 되길 기도합니다. 돌아 보니 중앙 감리 교회에서의  2년동안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따뜻한 밥 더
나누지 못했던 것, 마음을 깨트려 함께 기도하고 삶의 그 절절한 구비들을 더 나누지 못했던 점, 참 아쉽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한 안녕은 ‘good- bye’ 가 아니라 믿습니다. 그 임재 안에, 놀라운 하나님의 새로운 지경에 늘 깨어 있는 저와 중앙 감리 교회 교우 여러분 되길 축원합니다. 소문난 음치 전도사라, 노래 대신 시로 길 떠나는 마음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길은 너를 만나러 일어서기를
바람은 네 등 뒤에서 밀어주기를
햇살은 네 얼굴에 포근히 비치기를
빗방울은 네 들판에 보드랍게 듣기를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의 손바닥이 너를 감싸고 계시기를      

이정희 전도사 드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