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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8

지난 주말부터 귀가 이상하더니 주일 저녁부터는 귀에서 진물이 흐르고 피가 나왔습니다. 엘러지 때문에 잠시 귀가 이상하려니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무식한 주인 만나서 제 육신이 고생한 것이지요. 월요일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 아침 저녁으로 귀에 약을 넣는 것은 견딜 만한데, 귀의 내벽이 부어서 귀가 완전히 막힌 것 같고, 왼쪽 귀로는 들리지 않아서 상당히 불편합니다.

1980년대 초에 무협지 정신으로 날고 뛰던 시절에, 물불가리지 않고 겁없이 살던 시대에 저는 왼쪽 귀의 고막이 찢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청력을 크게 잃은 것 같지도 않구요. 정기 검진을 받으면 미국 의사들은 놀라면서 왜 귀를 그렇게 방치했느냐고 묻습니다. 귀를 다친 당시는 그 정도는 엄살로도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통증으로 인한 고통을 받기도 했지만 상처가 잘 아물었고, 그 후로 수영을 할 수 없는 불편함과 아쉬움을 제외하고는 큰 불편없이 그리고 크게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거의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갑작스레 재발한 귀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쓰고, 진통제도 복용하고 있습니다. 순례를 앞두고 걱정이 많습니다.

귀가 아프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우리 영혼에도 육신 못지 않은 그런 일이 생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해결해야 할 영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영혼의 밑바닥에서 잠복해 있다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자신을 아프게 하고 당황스럽게 하는 경우 말입니다. 육신에 신경을 쓰듯 영혼에도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저는 이번 주 화요일(10) 저녁에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순례를 떠납니다. 연습삼아 배낭을 매고 걸어보니, 피레네 산맥을 넘어서 목표한 300km를 걷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뉴욕의 한 친구 목사님은 매일 저의 순례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순례가 고행을 위함은 아니지만, 육신을 쳐서 복종시키고, 순례를 감당할 수 있도록 힘과 인내와 체력을 그리고 제 영혼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 기억하고 기도하면서, 하루하루 순례의 길을 마치고 돌아오겠습니다. (ㄱㅇㅅ5/8/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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