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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4

벌써 4월이 성큼 지나가려 하는데 아직도 추위가 만만치 않습니다. 유난히도 눈도 많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나 했는데 지난 월요일에는 눈이 쌓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부활절이 왔고, 백합이 강단을 장식하고 꽃의 향기와 더불어 봄 기운이 성전에 가득합니다. 저는 체질적으로 여름보다 겨울을 잘 나는 편이지만 올해만큼은 겨울이 어서 가고, 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사순절 묵상을 하면서 아틀란타에서 목회하시는 선배 목사님이 보내주신 잠언 시집을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그 중 나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 17세기의 수녀님의 시 한 편을 소개합니다.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린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 중략 ---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나도 가끔 틀린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 하략 ---

 

저도 적어도 이 부활절을 맞이한 오늘, 다시 한 번 이 시편을 쓰신 수녀님처럼 맑고 소박한 영혼을 갖기를 소망합니다. 따스한 봄바람처럼 나의 영혼 위에도 따스한 햇살이 깃들기를 기도해 봅니다. (ㄱㄴㅅ4/24/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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