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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7

어제와 그제에는 봄비가 촉촉히 내렸습니다. 길고 길었던 겨울입니다. 지난 겨울에는 유난히 눈도 많이 와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구가 다시 빙하시대를 겪는 것은 아닌가 하고 엄살을 부렸는데 계절이 흘러서 개나리도 화창하게 피었습니다. 저는 이 아름답기만 한 계절이 두렵습니다. 저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년 내내 엘러지 약을 먹지만, 봄이면 더욱 증상이 심해져서 콧물, 목이 막히기도 하고, 눈이 가려워서 잠을 이루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봄이 되면 평상시의 복용하는 약의 도수를 높여서 먹어야 합니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타고난 건강 체질이지만 엘러지만은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괴로운 이 봄철이 그러나 저는 좋습니다. 푸른 숲을 걷는다는 생각만해도 좋고, 온갖 식물들과 꽃들이 만발한 것을 볼 수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지난 주일 제가 섬기던 Roselle UMC에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Giving Garden (나눔의 텃밭)을 해보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메일을 받고 그냥 넘겼는데 새벽기도 중에 우리 교회의 Food Pantry프로그램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1997년부터 2000년도까지 섬겼던 락포드의 Master’s UMC에도 교회 옆에 약 2에이커 정도 되는 땅이 있었는데 그 땅을 컴뮤니티의 사람들에게 조금씩 분양을 해서 농사를 짓게 했습니다. 그 농사의 수확물을 기증하기도 하고 이웃과 싱싱한 채소를 나누기도 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습니다. 제가  2009년까지 섬겼던 로젤 연합감리교회에서도 교회 옆에 텃밭을 만들어 같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저는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저희 교회에도 넓은 땅이 있습니다. 그 땅의 일부를 텃밭으로 일궈서 분양을 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그 땅에 씨앗을 심고, 가꿔서 내가 먹는 목적이 아니라, 이웃과 나누고, 옆 캐톨릭 교회의 PADS(Public Action to Deliver Shelter: 노숙자 쉼터)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기증하고,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Wheeling Township에서 운영하는 Food Pantry에도 나눠 드리는 나눔의 텃밭(Giving Garden)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채소를 키우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고,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이고  교육적인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분양할 수 있는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수확이 생길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씨앗을 심고, 생명을 키워서, 수확해서  생명을 나누는 조그마한 일을 우리가 겸손히 행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겠습니까?

선한 일에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리 교회가 지역 사회를 향해 체육관을 개방하고, 교회 예배당을 나눠쓰고, Food Pantry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또 나눔의 텃밭을 통하여 나누는 일에 조금더 열심을 더하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엘러지로 괴롬당하는 봄이 왔어도 2001년 봄이 참 반갑습니다. (ㄱㅇㅅ 4/17/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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